대통령 주변 사람들의 목표중의 하나는 어떻게든 자기가 모시는 대통령을 '세종대왕'으로 만들어주는 겁니다. 실제로 YS시절 '세종2000'이란 계획이 있기도 했고.

과학기술 중흥에 힘썼다는 세종대왕을 만드는 현대적인 방법은,

1) 결과가 나올것 같은 쪽을 찾아서
2) 주변의 자문을 받아
3) 원래의 연구비 주던 방식과 달리
4) 돈을 몰아주고,
5) 결과가 나오면
6) 이거 우리가 밀어줬지롱~

그래서 실제로 언론에 국익, 몇조, 세계 최초, 이런 얘기가 나오면, 교수나 여타 자문을 할 만한 사람들에게 청와대에서 연락이 온댄다. 저거 되는 기술 맞냐고.

 많은 경우 2)번에서 동료집단 평가(다른 말로 하면 자문단의 의견)가 제대로 작동하여 3)번으로 넘어가지 못하지만 불행히도 황우석 사건때도 저런 방식을 통해서 사고를 친거고, 실제로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2)번에서 문제가 되서 중지되곤 하는 일도 많습니다.

 근데 정치인들이 1)결과가 나올것 같은 쪽 을 어떻게 찾을까요? nature 읽고 와서? PRL 보고 와서?
아니죠~ 신문, TV 보고 와서 2)번에 전화하죠.

 어떤 사람들은 2)번에 전화도 안 해보고 일 추진부터 합니다. 그러면 이렇게 됩니다.

한화갑 대표 - 무한에너지 개발에 관한 연구 발표회 열어, 지구는 구원받았다.

올해 8월에 신동아에서 과학 보도 역사에 길이 남을 삽질을 했고, (과학동아 기자한테 좀 물어보고 쓸 것이지.) 불행히도 청와대를 중심으로 위의 프로세스대로 또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칭 "노벨상감 물리법칙" 과학계 이례적 검증 나서

시사월간지 <신동아> 8월호는 '한국 재야 과학자 '제로존 이론', 세계 과학사 새로 쓴다!'라는 발굴 기사를 통해 치과의사 출신 양동봉(53) 표준반양자물리연구원장의 이론을 소개하고, 중성미자의 질량을 규명한 그의 미발표 논문이 "노벨상 0순위"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후 청와대 비서실은 정부 차원의 지원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한국과학재단과 고등과학원에 진위 여부를 파악토록 지시하는 등 개입 움직임을 보여왔다.

양 원장의 논문은 2006년과 2007년 <유럽물리학회지> 등에 투고한 2편이다. 양 원장은 "한 편은 13개월째 리뷰 중이고 다른 한 편은 '거절'이 아니라 '반송'됐다"고 밝혔다. 현재 이 논문은 고(故) 이휘소 박사의 제자 중 한 사람인 하기와라(Hagiwara K.) 씨가 심사하고 있다.


라는 얘기는,

 공정한 심사를 위해서 논문 저자는 논문 심사위원이 누군지 알 수 없습니다. Hagiwara K. 는 The European Physical Journal C 의 에디터중 한명인데 저 사람이 첫 논문을 보냈을때 정중한 회신 메일을 보낸을 겁니다.저널에 보냈다는 논문 두개중 한개는 "거절이 아니라 돌려보냈다."라고 쓴 걸 보니까 레프리한테 까지 가서 reject 된게 아니라 에디터가 레프리한테 보내서 심사를 받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서 반송시킨 거고요.

게다가 논문 심사 과정은 보통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1) 저자가 논문 투고 (이건 아무나 보낼수 있습니다.)
2) 에디터가 살펴보고 심사할 가치가 있다면 심사자에게 보내고,
3) 심사자(여러명인 경우도 있음)가 과학적으로 가치가 있을때,
궁금한 부분들을 저자에게 논문에 대한 질문(리비젼이라고 부름)을 하고,
4)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논문 저자가 심자가에게 답변을 보내면,
5) 저자가 보낸 답이 과학적으로 타당하면 심자가가 출판 승인을 해서,
6) 출판됩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1) 저자-> 에디터
2) 에디터 -> 레프리
3) 레프리->저자
4) 저자->레프리
5) 레프리->에디터
6) 출판

  혹시라도 저 논문이 레프리에게 갔다면 위의 과정대로 레프리는 질문을 하고 저자는 그에 대한 답변을 보내야합니다. 근데 저자가 쓸 수 있는 시간은 보통 한달로 제한이 있습니다. 즉, 저자가 한달안에 리비젼을 보내지 못하면 심사가 중단됩니다. 3), 4) 는 여러번 진행되서 시간이 더 걸릴수도 있긴 하지만 13개월째 무소식이라는 것은 리뷰의 가치가 없어서 하나 정중히 돌려 보냈더니 또 와서 이번에는 그냥 무시해 버린거 일 가능성이 큽니다.

물리학계는 당초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는 분위기였지만, 이처럼 정부가 나서고 월간지에 양 원장을 지지하는 과학자의 이름까지 거론되자 (주1. 거론된 과학자-_- 중 한분은 기과학-_- 하는 분이고, 언급된 사람중 입자물리하는 분은 없음.)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물리학회는 건전한 과학보도를 위해 최근 설립한 대언론지원단(단장 아주대 김영태 교수) 회의를 16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물리학회가 검증에 나섰으니 당연히 구라다. 라고 발표가 나올겁니다. (사실 검증씩이나 필요한 내용도 아닙니다.) 더 나아가 건전한 과학보도를 위한 대책도 나와줬으면 좋겠군요. 하지만 이를 무슨 주류과학계의 탄압쯤으로 여기는 음모론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도 좀 됩니다.

 제일 불행한 일은 저 멍청한 세종대왕 만들어 주기 무한 반복 프로세스가 끝나지 않는 한, 이런 일은 계속될 꺼라는거. 저거 검증하고 계실(?) 고등과학원에 계신분들 불쌍합니다.

과학기사가 신문에 났는데 읽어도 잘 이해가 안 가드라 싶으시면, 기사 말미에 "이 내용은 (저널이름)에 (날짜)에 출간될 예정이다. 부분만 보시면 됩니다. 일단 "논문" 출간 결정되기전에 "언론"에 먼저 나오는건 무조건 구라라고 생각하시면 거의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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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존 이론과 정치인들의 삽질 - b군의 b급 blog
2007/08/21 13:34 삭제
대통령 주변 사람들의 목표중의 하나는 어떻게든 자기가 모시는 대통령을 '세종대왕'으로 만들어주는 겁니다. 실제로 YS시절 '세종2000'이란 계획이 있기도 했고. 과학기술 중흥에 힘썼다는 세종대왕을 만드는 현대적인 방법은, 1) 결과가 나올것 같은 쪽을 찾아서 2) 주변의 자문을 받아 3) 원래의 연구비 주던 방식과 달리 4) 돈을 몰아주고, 5) 결과가 나오면 6) 이거 우리가 밀어줬지롱~ 그래서 실제로 언론에 국익, 몇조, 세계 최초, 이런 얘기...
permalink 나그네
2007/08/21 01:22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님의 글을 읽고서..
ZeroZone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내용이 없어서 댓글을 적읍니다.
10명의 도둑을 놓치더라도 한명의 무고한 사람이 없는게 낮지 않나요.
논문을 좀더 검토해 보고 평을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이론을 보는 입장은 모든 자연상수의 상관관계를
알아보려는 노력이구요, 이를 수식을으로 만드는 작업에 있지 았나 생각해 봅니다. 기존의 논리에 입각한 물리법칙 가설을 주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알고 있는 상수를 분해하여 또다른 상수의 관계를 유추하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 사실 내용은 나도 잘 모르지만요 ㅋㅋ
permalink barabogi
2007/08/21 13:34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http://barabogi.tistory.com/264 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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